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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한낮에 집에 아무도 없었다. 물을 한잔 마시러 부엌에 나왔다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식탁 의자에 한동안 앉아있었다. 사방은 고요하고 창밖에서는 매미가 울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매미 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 하늘을 파랗고 매미는 울고 물은 시원하고 내 주변이 조용한 여름이 좋다.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로지르고 싶다. 바구니 가득 책이나 비디오나 채소를 사와서 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고 집으로 돌아와서 그 자리에 앉아 해가 지는 걸 보고 싶다. 그런 단출한 시간을 질리도록 보내고 싶었다. 실컷 영화를 보고 영화를 다 보면 책을 읽고 책도 다 읽고나면 맛있는 밥을 먹고 내일도 모레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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