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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할 수 있는, 기억하고 있는 상당수는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지난 8월인가 9월에 방명록이랑 몇 가지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할때도 굳이 안들어가고 있었다. 어쩌면 일부러 어느 정도는 기억을 폐기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주고 받았던 글들, 누군가 내게 주고간 말들보단 내가 타인과 세계에 대해서 느낀 기억들이 더 중요한 사람인걸까. 오랜만에 사진과 일기가 사라지지 않고 다소 불편한 방법이라도 이렇게 볼 수 있으니 좋고 새삼스럽다. 읽었던 책들이나 갔던 장소의 눈부신 순간보다 특별할 거 없지만 활짝 웃고 있는 동생이나 걷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동생을 보니 마음이 아파졌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보면 엄마 아빠의 늙음이나 나와 친구들의 애띤 얼굴이 눈에 밟혀서 마음 아프게 될까? 싸이를 보고 있으니 난 참 어린 나이에 미련과 슬픔이 많은 아이였던 거 같다. 이미 너무 늙어버린 내가 여기 있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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