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같이 죽겠다고 말해줘."성진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미쳤냐? 내가 왜?"정연은 실망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다 까먹었구나. 하긴, 같이 을 본 것도 잊었으니까. 오빠는 방콕에서 만났을 때부터라지만, 나는 그때부터였는데. 우리 둘이서 아현동 어두컴컴한 비디오방에 앉아서 그 대사를 들을 때 부터. 왜, 의 첫 장면에서 임청하가 그러잖아. 내가 죽으면 같이 죽겠다고 말해줘. 죽음 뒤의 적막을 견딜 수 없을 테니까."스무 살 무렵의 언젠가처럼 정연이 대사를 읊조렸다."잠꼬대 같은 소리네.""지금 들어보니까 그렇네. 그땐 그런 대사들, 다 내 것 같았는데.""그게 그렇더라구. 어릴 때만 해도 인생이란 나만의 것만 남을 때까지 시간을 체로 거르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서른이 되고 보니까 그게 ..
필의 무조건적인 응원과 사랑을 받아 스타트업 투자로 성공한 옆집 아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느낀 것들. 나 역시도 제이나 클레어, 미첼처럼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위해서 스스로 더욱 더 공부하거나 노력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게 이성적인거고 필요하다고 요구되었기 때문에. 이 에피소드와 같은 맥락으로 루크가 너무 산만해서 조금은 걱정되어서 의사인가 상담사에게 데려갔던 클레어와 우리 아들은 지금으로도 충분히 멋진 아인데 왜! 라고 말하는 필이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늘 매니를 응원해주는 글로리아의 방식이 좋다. 오냐오냐 하면서 응석을 받아주라는 게 아니라 글로리아는 조금 뚱뚱하고 키가 작은 외형을 가졌지만 그것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대신 지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장점을 가진 매니의 장점을 늘 극대화시킨다..
네 마음 속으로 그 어떤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해도 너는 언제나 너일 뿐, 그 손님들 때문에 다른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네 마음속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기꺼이 맞이하기를. (중략) 어떤 기쁨은 내 생각보다 더 빨리 떠나고, 어떤 슬픔은 더 오래 머물렀지만, 기쁨도 슬픔도 결국에는 모두 지나갔다. 그리고 이젠 알겠다. 그렇게 모든 것들은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는 손님들일 뿐이니, 매일 저녁이면 내 인생은 다시 태어난 것처럼 환한 등을 내걸 수 있으리라는 걸. -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마음산책.
물론 그는 오래전부터 수첩에다가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적은 뒤, 밤이면 그 수첩에 적힌 내용을 온전한 문장으로 고쳐 쓰는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글을 쓰는 일이 그다지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에 일어난 일들을 공책에 적어나가는 일과 소설을 쓰는 일은 많이 달랐다. 소설 안의 모든 문장은 서로의 인과관계에서 단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었다. 개개의 문장은 모든 문장의 영향력 안에 있었다. 그 어떤 문장도 외따로 존재할 수 없었다. 짐작하겠지만, 그가 쓴 소설에는 그와 죽은 여자친구가 등장했다. 그는 자신과 여자친구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문장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처음에는 단 한 문장도 쓸 수 없었다. 억지로라도 문장을 써내려가기 위해서 그는 안간힘을 다 썼다. -다시 한 달을 가서 ..
사랑이 입을 열면, 그 안에서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다. 사랑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면 거기서 멈춰야만 한다. 너무 사랑하지 말아야 한다. 너무 사랑한다는 말은 상대방의 정체성마저 요구하는 일이다. 그건 무방비도시의 어둠 속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너무 무리한 요구다. 현대적인 사랑의 방식이란 우리가 절대로 알지 못하는게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마도'혹은 '어쩌면'으로 시작되는 문장의 본뜻이 'You never know'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일이다. 누구도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걸 모르면 누구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다. 누구도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갈 수는 없다. 누구도 다..
여름도 오는 중 인것 같은데 찬바람 불 때가 기다려진다. 음식과 밤과 낮과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강해진다. '결국 그런 기억을 더하면서 행복했다고 생각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 최고의 삶이란 지금 여기에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을 사는 것이리라. 물론 가장 좋은 삶이라는 건 매 순간 바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블라블라) '결국 최고의 삶이란 잊을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는 삶이라는 뜻이다.' -며칠 전에 나의 생각 + 2012년 7월 18일 김연수씨 지지 않는다는 말 에서 끄덕끄덕 백번. -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마음의숲.
여름도 오는 중 인것 같은데 찬바람 불 때가 기다려진다. 음식과 밤과 낮과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강해진다. '결국 그런 기억을 더하면서 행복했다고 생각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 최고의 삶이란 지금 여기에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을 사는 것이리라. 물론 가장 좋은 삶이라는 건 매 순간 바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블라블라) '결국 최고의 삶이란 잊을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는 삶이라는 뜻이다.' - 며칠 전에 나의 생각 +오늘 김연수씨 지지 않는다는 말 에서 끄덕끄덕 백번. - 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마음의숲.
「하와이라……」 아버지가 내 앞에서 처음으로 '하와이'란 말을꺼낸 것은 내가 열네 살 때 설날이었다. - GO, 카네시로카즈키. 2008년 1학기라고 생각된다. 현대소설의 연구? 이해? 이런 수업을 들으면서 한 학기 내내 이 소설 하나만을 읽었다. 정말로 질릴 정도로 읽었는데도 실수 했고 선생님은 쌍욕이 나올 정도로 과제를 내주고 질문했다. 그렇게까지 치달았지만 소설, 이라는 것을 내버릴 수 없었다. 질리기는 커녕 질릴 정도로 읽었는데 역시 좋아한다, 고 깨달았다. (내 인생을 둘러싼 세 사람의 남자처럼) 고생을 하더라도 많이 틀리고 실수하더라도 이거라면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첫 문장을 떠 올릴 수 있었다. 첫 문장을 떠올리니까 그동안 고생하며 읽었던 구석구석의 내용이 스쳐..
- Total
- Today
- Yesterday
- Days for Tripper
- I LOVE THAT!
- Old Document
- 녹차와 양갱의 나날
- COSMIC GIRL
- 맹물다방 maengmul.com
- 삐삐
- Chez moi
- Yujin's Organic Food Table (Th…
- 빈꿈 EMPTYDREAM
- 심심책방
- 소소한 테이블
- Francophile ou Francophobe ?
- Lifelog of YJ
- you may have it? - fashion blo…
- 하쿠나마타타
- 유년기의 끝
- 윤화비의 우유같은 다락방
- 케이의 일본생활
- 토종감자 수입오이의 세계여행
- 언젠간 먹고 말거야
- 보심 - 독서와 여행의 수첩
- k a f k a p h o t o . c o m
- 방콕댁 먹고 노는 이야기
- 사진과 이야기 :: 사진과 이야기
- 박완서
- 행복
- 신경숙
- 모던패밀리
- 가을
- 책
- 마음산책
- 나츠메 소세키
- 일
- 아빠
- 요시모토 바나나
- 삶
- 엄마
- 창비
- 사랑
- 김애란
- 경험
- 위로
- 친구
- 무라카미 하루키
- 천명관
- 여행
- 신랑
- 여름
- 시간
- 결혼
- 김연수
- 문학과지성사
- 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 문학동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