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실용적으로 살 걸, 하는 사람. 본 적 없지만 아마도 없을 거 같다. 조금 더 즐기고, 조금 더 강한 말로 하면 조금 더 인생을 낭비하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 사람을 위해서 그 사람과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했겠지. 싫은 걸 조금도 참지 않고 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걸 겨우겨우 참아가면서만 살지 않기를. 인생에 더 많이 이야기 거리와 짙은 경험,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맞이할 것. 두 팔 가득 뻗어서.
지구는 둥근데 저 멀리까지 바다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배움을 통해서 알고 있는 거지만 실제로 깨닫기엔 너무나 큰 일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바다를 보았다면 비가 오는 바다, 이렇게 해가 지는 바다, 따뜻한 봄 날의 바다, 너무나 추운 바닷가. 언제든 바다를 보면 마음이 풀어진다는 거다. 풀어지진 않아도 바다를 보는 동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 바다에 가서 앞돌기 뒤돌기를 하며 신나하는 클레어도, 차키를 잃어버린 부인에게 화도 내지 않고 달려와서 아무래도 작은 차를 산건 잘못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필.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꼭 바다에 오자고, 발렌타인데이 때는 음란행위로 경고를 받을만큼 언제나 능글맞고 재미있는 이 두 사람. 바다 바다 노래를 부르고..
필의 무조건적인 응원과 사랑을 받아 스타트업 투자로 성공한 옆집 아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느낀 것들. 나 역시도 제이나 클레어, 미첼처럼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위해서 스스로 더욱 더 공부하거나 노력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게 이성적인거고 필요하다고 요구되었기 때문에. 이 에피소드와 같은 맥락으로 루크가 너무 산만해서 조금은 걱정되어서 의사인가 상담사에게 데려갔던 클레어와 우리 아들은 지금으로도 충분히 멋진 아인데 왜! 라고 말하는 필이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늘 매니를 응원해주는 글로리아의 방식이 좋다. 오냐오냐 하면서 응석을 받아주라는 게 아니라 글로리아는 조금 뚱뚱하고 키가 작은 외형을 가졌지만 그것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대신 지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장점을 가진 매니의 장점을 늘 극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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