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설 사람, 질리게 봐온 사람들이다. 검소함과 추레함의 차이, 실제 아는 것과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의 차이, 속 빈 자들의 끝 간 데 없는 기고만장함. 이제껏 살아왔을,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을 어떤 삶을 몇가지 행동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뽀득뽀득한 삶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실은 그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도 안다. 볼을 벼리는 추위를 참고, 얼어버린 나뭇가지가 된 손가락으로 찍었을 설원의 한 컷을, 난방 잘된 전시관에서 편히 보는 것. 보는 사람. 참 좋군. 폭염 속에서 우연히 본 어느 농가 처마에 달린 고드름 사진. 저긴 참 좋군. 구석에 수년간 작동하지 않았을 혹은 못했을 녹슨 경운기는 보이지 않는다. 다 그렇지. 알고 있었다. 신념에 의한 자발적 가난이 아니라 노력해도 벗어나기 힘든 비자발적 가..
나는 이해받고 싶은 사람, 그러나 당신의 맨얼굴을 보고는 뒷걸음치는 사람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 그러나 그 사랑이 '나는'으로 시작되는 사람이 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래도 나는'이라고 말한 뒤 주저 앉는 사람, 나는 한번 더 '나는'이라고 말한 뒤 주저앉는 사람, 그러나 나는 멈출 수 없는 사람, 그리하여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자주 생각하는 사람이다'라고 처음부터 다시 말하는 사람이다. 하여, 우리는 흐르는 물에 손을 베이지 않고도 칼을 씻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 달려라, 아비. 영원한 화자. 김애란. 창비. + 아.. 나는, 누군가 평생 읽지 않을 것 같지만 이 문장을 읽는다면 나를 생각하게될까. 나는, 그래도 나는. 나는 주저앉는 사람이다. ..
그때 나의 몸은 말을 몰라서 어제도 내일도 갖고 있지 않았다.+ 내 말들이 없는 날들은 기억도 없이 흩어지는 것도 그런 까닭일까. 여름날이었고, 사포처럼 반짝이는 햇빛이 빳빳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 세상에. 이런 문장이라니. 참. 나는내가 얼굴 주름을 구길수록 어머니가 자주 웃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나는, 사랑이란 어쩌면 함께 웃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우스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상상하건대, 어쩌면 아버지는 거절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미안해서 못 오는 사람, 미안해서 자꾸 더 미안해해야 되는 상황을 만드는 사람. 나중에는 정말 미안해진 나머지, 못난 사람보다는 나쁜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 하지만 나는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고 싶었을 만큼 착한 사람이 아니었을거라고..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 김이윤. 창비 + 제목, 표지, 출판사. 무엇보다 제목 때문에. + 책 소개 두려움에게 담담하게 인사를 건네는 열여덟 살 소녀!제5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이윤의 장편소설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 상실을 겪으며 더욱 단단하게 성장하는 여고생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페미니스트 사진작가인 엄마와 단둘이 살아온 고등학교 2학년 여여. 엄마가 말기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여여의 삶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뒤에는 식상한 면이 ;ㅁ; 여기까지가 호기심 자극. ▼ 보러가기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36456436&orderClick=LAG&Kc=..
"어젯밤에 생각해 봤니?" "뭘 말이니?" 점례는 외갓집 일 때문에 어제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기생이 되는 것 말이야." "난 잘 몰라." "그럼, 넌 나중에 거지가 되겠구나." 판순이는 입을 비쭉거리며 투덜대었다. "아직 쪼끄마한테 어떻게 나중 일을 알 수 있니?" 점례는 가슴이 조금 떨리면서도 터무니없는 말에 화가 났다. "쪼그마해도 알 수 있단다. 용감한 애는 큰일을 하고 쩨쩨한 애는 거지가 되는 거야." 점례는 또 찔끔했다. 하지만 점례로서는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도 어려운 일인 것이다. - 점득이네, 권정생. 창비.
문학에 조예가 깊다고 말하기엔 쑥스럽고 그렇지만 확실히 남들보다는 많이 읽는, 고급독자 박자매에게 추천을 요청했다. 그 중에서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내 마음에 들어온 작가가 있었으니 신해욱. 읽어봐야지. 그녀의 작품은 아래와 같다. 간결한 배치, 민음사 생물성, 창비 비성년열전, 현대문학 축, 생일 이목구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제멋대로 존재하다가 오늘은 나를 위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렇지만 나는 정돈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나는 내가 되어가고 나는 나를 좋아하고 싶어지지만 이런 어색한 시간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는 점점 갓 지은 밥 냄새에 미쳐간다. 내 삶은 나보다 오래 지속될 것만 같다. - 생물성, 신해욱.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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