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참 많은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깊게, 아니 정확하게는 부정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생각하면서 지내왔다. 나는 늘 염려하고 걱정하는 사람이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공포는 오로지 아주 구체적인 죽음과 아주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괴롭힘 같은 것. 매사에 예민하게 생각하고 최적안, 플랜 비를 생각하고 감정을 쏟아붓는 일. 일의 성공이나 실패에 상관없이 언제나 실패에 대해서 생각하곤 했다. 생각해보면 그 자체가 실패였는지도 모른다. 매일 실패하며 살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의 삶은 얼마나 원만하게 굴러가는지. 그렇게 지나온 수많은 순간들을 뒤적여 바로 잡는 일이 얼마나 무모하고 반복하기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기본이 중요하다고 언제나 시험 범위보다 훨씬 더 앞 페이지를 펼쳐서 무작정 책을 읽어가는 밤..
뉴욕 맨하튼 브루클린 브릿지 요 며칠 흥얼거려지는 노래 둘. 주말엔 초등학교 때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신부도 곱고 신랑도 듬직하고 식장도 예쁘고 날씨도 꼭 봄날같이 좋았다. 무한까지는 아니여도 새로운 미래나 설렘을 보며 축하하는 나도 있었고 내년에는 먼 나라로 오래 여행을 가려고 생글거리며 축하하는 친구도 있었고 아름다운 식 이후로 고생할 게 보여서 눈물이 난다는 엄마 같은 마음을 가진 친구도 있었다. 그렇게 비슷하게 만 스물아홉이나 서른즈음을 지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결혼과 출산 외에는 이제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늙어간다. 늙는 건 슬픈 건 아니지만 늙은 존재와 헤어져야한다는 건 너무나 슬프다. 기쁨에 환희하지 않지만 그래도 아직 그런 거엔 익숙해지지 않은 나이.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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