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란 그런 것이다. 한 사람의 거의 전부다.
거라고 짐작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열등감을 가졌던 쪽은 당신의 언니였다. 당신이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은, 그녀가 질투한 것들이 어김없이 당신의 결점들이었다는 사실이었다. 당신이 고지식하고 고집이 센 것을, 그래서 신통찮은 전공을 택한 것을, 서른을 넘기도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한 것을, 부모와ㅡ특히 아버지와ㅡ관계가 좋지 않아 경제적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것을, 그래저래 그 나이 먹도록 원룸 월세를 내며 불안정하게 살고 있는 것을 그녀는 질투했다. (중략) 장식장에 진열해두었지만, 마치 냄새가 싫은 음식을 꺼리듯 자신의 인생을 멀리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도 앞이 보이지 않아. 항상 앞이 보이지 않았어. 버텼을 뿐이야. 잠시라도 애쓰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그저 애써서 버텼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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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1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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