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601 : 밤산책
비가 온 뒤 일찍 찾아온 어둠, 이렇게 채도가 없는 풍경 속을 걷기는 처음이었다. 흑백 필름을 끼고 사진을 찍는다해도 이렇게까지 완벽히 색이 없는 모습은 만나기 힘들 거 같다. 밤이긴 했지만 아직 짙은 어둠으로 뒤덮이기 전, 공기 중에 물기가 많아서 안개 속의 새벽 같기도 하고. 어두움은 보통 추움을 떠올리게 하는데 안개 때문에 따뜻한 밤이었다. 커다란 어둠의 진공 속을 걷는 기분. 풍경이 달라진다고 해서 길을 모를리는 없지만 줄곧 보던 장소가 이렇게까지 다른 모습으로 보인 건 처음이라 기분이 이상했다. 먹고 산 기록들. 매일 거르지 않고 열심히 하는 일은 밥을 해먹는 일이다. 확실히 나는 외식보다는 집에서 먹는 밥을 좋아하는 것 같다. 편하고 건강하고 비싸지도 않고 제대로 사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
둘 /시드니
2016. 6. 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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