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13 : 첫
시그널 마지막 화를 보고 있자니 첫 데이트 할 때 입이 바짝 마르고 어색해 죽을 거 같다가도 술 한 잔하면서 입이 귀에 걸리고 무슨 얘기 했는지도 모르게 밤이 지났던 종로가 생각났다. 신랑하고 겨울 밤 서울로 가서 돼지갈비에 소주 한잔하고 싶은 밤이다. 그 날 자물쇠 없이 세워뒀던 자전거도, 잃어버린 아꼈던 목도리도 그 때 우리는 서로에게 아까운 것이 없었구나. 속초에도 갔었고 갑자기 퇴근 길에 부산에도 갔었다. 언제나 가진 게 많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것도 없었다. 그런 기억들을 오래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
둘 /시드니
2016. 3. 13. 20:25
하지만 태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케도, 그 뒤에 오는 말이 좋다 /지현 선정 2011 올해의 책
놔두자니 쪽팔리고, 태우자니 아까웠다. 그 일기장을 보고 있으면 내가 어떻게 스무 살을 보냈는지가 눈앞에 선연하게 그려진다. 거짓말처럼 젊은 시절의 고뇌와 허무와 마음의 고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 시작이, 처녀작이 그 작가의 모든 재능의 함축이라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닌 거 같아 글쎄, 사람에겐 저마다의 빛나는 시기가 정해져있는지도 모르지 하고 추워지기 전에 우리는 각자의 말을 이야기했다. 재능이나 젊음이나 갈수록 그 빛이 바랜다는 건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마음가짐, 노력, 성실함이 아닐까. 어쩌면 내가 빼어난 재능이라곤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렇게 성실함이라는 덕목에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갈수록 나빠질 수 밖에 없다면 잘 갈고 닦아서 오래 지속될 수 있게 하는 게 서글프지만 최선일지도 ..
책 : 위로
2012. 1. 2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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