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특별한 의도가 없었을지도 모르는 생활의 말이 부드럽게 나를 끌어안아주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아가씨, 이 신발은 안이 가죽으로 되어있어 한 번 고쳐주면 몇 년은 더 신을거요. 좋은 신발이예요." 그 말이, 그 신발을 볼 때 마다 생각난다. 신을 때는 고쳐서 밑굽도 닿지 않고 미끄럽지 않게되서 편하구나 싶은 생각만 드는데 집에와서 신을 벗고 내 다리가 없어 흐느적 누운 신발을 볼 때면 그 아저씨 말이 생각난다. 아저씨에게는 신발을 고치는 것이 일이고 수입원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좋은 마음으로 고치고 계시는 거다. 대충 고쳐주고 돈 벌어야지, 가 아니라 이 구두 오래오래 신으라고, 버려지지 말라고 고쳐주시는거다. 나는 신발이든 옷이든 편하거나 좋거나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으면 못쓰게 되버릴 때까지 신고 입..
하나 /일기
2013. 2. 2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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