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107 : 나의 시간
토요일 오후 네 시. 한 시부터 높아진 해가 한창 높아진 시간. 뜨겁긴 하지만 들어오는 햇빛이 좋아 나는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고 있고 신랑은 게임을 하고 있다. 같은 집에서 다른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 때는 거의 이 모습인 것 같다. 그동안 빨래는 바삭하게 말라가고 있다. 아주 약하게, 겨우 몇 초 동안 빨래가 움직일만큼만 바람이 분다. 환기되고 빨래 잘 마르라고 창문을 열어둔 덕에 에어콘을 키지 않아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콧잔등과 가슴팍 사이로 땀이 쪼르르 흐른다. 한창 높아진 해가 길어진 그림자를 만들다가 십분 사이에 건너편으로 지고 있다. 이제 곧 밤이 오겠지. 오늘은 긴 꿈을 꿨다. 아직도 풀어지지 않은 채, 손으로 잡히지 않는 작은 구슬 처럼 여기 저기 헤집고 다니는 기억. 그 크기가 이..
둘 /마닐라
2015. 11. 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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