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13 : 첫
시그널 마지막 화를 보고 있자니 첫 데이트 할 때 입이 바짝 마르고 어색해 죽을 거 같다가도 술 한 잔하면서 입이 귀에 걸리고 무슨 얘기 했는지도 모르게 밤이 지났던 종로가 생각났다. 신랑하고 겨울 밤 서울로 가서 돼지갈비에 소주 한잔하고 싶은 밤이다. 그 날 자물쇠 없이 세워뒀던 자전거도, 잃어버린 아꼈던 목도리도 그 때 우리는 서로에게 아까운 것이 없었구나. 속초에도 갔었고 갑자기 퇴근 길에 부산에도 갔었다. 언제나 가진 게 많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것도 없었다. 그런 기억들을 오래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
둘 /시드니
2016. 3. 13. 20:25
3년째 바다
10월 2일. 흐린 오후의 잔잔한 바다. 눈이 편안한 색이다. 바람은 따뜻하고 몸은 가볍고 마음도 좋았다. 아무리 봐도 그 좋음과 평온함이 사진 속에 다 담기지는 않는다. 온화한 바람과 온화한 사이. 커텐을 걷어보니 오늘은 하늘이 맑다. 맑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초록 초록. 선명해서 눈이 시원해진다. 강원도는 물이 맑은가보다. 언젠가 언니가 다녀온 봄 바다 색이 참 예뻐서 가고 싶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오게 되었다. 흐린 날도 예쁘지만 역시 쨍하니 더할 수 없이 아름답구나. 따뜻한 모래. 맑은 하늘, 찐한 파랑, 물색, 에메랄드색. 좋은 파랑 파랑들. 다른 바다로 왔다. 뭐라고 해야할까 굉장히 육지에 가까운, 갑자기 바다가 펼쳐진 느낌. 맑은 하늘이 잠깐 보여서 바다가 더 새파랗게 보였다. 새로운 바다를 ..
하나 /걷기
2014. 10. 4.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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