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최근 쓴 소설의 양은 적지만 전보다 소설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 건 아니시군요? 헉슬리 오, 아닙니다. 아니고말고요. 소설, 전기, 역사 모두가 중요한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허구이든 실제이든 구체적인 인물과 상황의 관점에서 볼 때 보편적인 추상 개념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단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추상적으로 쓰는 건 아주 쉬워요. 하지만 개념을 특정한 맥락의 관점과 특정한 일련의 상황들 속에서 표현해야 하는 순간, 한계는 있더라도 훨씬 더 멀리 아주 깊게 나아갈 수 있는 문이 열립니다. 그건 대단한 개념들을 구체적인 형식 속에서 항상 살아있게 만드는 심오한 소설적 인간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소설에서는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
소설을 시작할 때 각 장을 나눠서 계획을 세우시나요, 아니면 전체적 구조를 먼저 생각하시나요? 헉슬리 한 번에 한 장씩 작업해나갑니다. 하면서 방향을 잡아가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 아주 어렴풋하게밖에 알지 못합니다. 그저 대강의 아이디어밖에 없는 상태에서, 글을 써 나가면서 발전시킵니다.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많은 분량을 썼는데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전부 다 지워버렸지요. 다음 장을 시작하기 전에 앞의 한 장을 완성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다음 장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완전히 확신할 수 없지요. 아주 조금씩 생각나기 때문에 일괄된 어떤 것으로 만들려면 아주 열심히 작업해야 합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2, 파리리뷰. 다른. 올더스 헉슬리. +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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