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이게 너무 무른 인간들은 지구가 오로지 나만 빼고 돈다. (중략) 당신만 각별하진 않다는 말이다. 자신의 상황만이 각별하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자존감이 무르다는 방증이다. 자존감이 든든한 자는 자신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없다는 걸 인정한다. 특별하지 않다는 게 스스로 못나거나 하찮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에게 무심하다. 이 말은 남이 어떻게 생각해도 아무 상관 없다는 말과는 다르다.남이 날 나쁘게 생각하면 기분 나쁘고, 남이 날 좋게 생각하면 기분 좋은 건 당연하다.하지만 거기까지다. 남들이 당신에게 하는 말의 뉘앙스와 조사까지 신경 쓰느라 사용하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의식적으로, 당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데 투입해보시라.그렇게 자신..
무라카미 하루키엄마김연수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가장 많은 태그는 양각 음각이 바뀌어 보이는데 그 중에 하나가 '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라니 나는 여전히 어지간히 덤벙거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순간에 꽤 심각하게 덤벙거릴 때가 있을까봐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면 늘 초조하다. 생각해보면 허술하긴 하지만 대개의 경우 매번 체크하고 또 체크하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 체크하지 않는 무의식일 수록 실수가 적은데 그래도 몇 번이고 확인한다. 무의식의 나는 꽤 믿을만한 인간이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생각지도 못한데서 어이없는 실수를 발견할 때면 부족한 건지 덤벙거리는 건지 왜 그때는 눈에 안보이는건지, 알려줘야만 보이는거란 역시 나는 잘 못하는 부분이구나 생각한다. + 그나저나 인문의 색은 무엇일까? 자유? 생각..
나의 사랑이 타자의 사랑을 강제하지 못하는 비극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타자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르트르라면 컴퓨터나 의자와 같은 것을 '존재'라고, 인간을 '무無'라고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의 주저 「존재와 무」에 따르면 '존제'가 컴퓨터나 의자처럼 스스로 행위를 결정하지 못하는 부자유스러운 것들을 가리킨다면, '무'라는 것은 인간에게는 미리 주어진 본질이 '없다'는 것과, 그래서 인간은 스스로의 본질을 만들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중략) 물론 인간에게 '무'의 측면, 즉 '본질을 스스로 만드는' 자유의 역량이 존재하는 이유는, 인간이 자신과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돌아보고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반성의 역량을 가지고 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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