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에는 남을 믿지 못하게 됨으로써 자신을 망가뜨려갔다. 첫사랑이었기에 마음의 크기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몰랐었다. 이 문장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표현한 저 배우의 저 천연덕스러움에 빠져들었다. 사랑하면 마음이 매이고 몸이 매인다. 잘해보려고 할 수록 엉망진창이 되는 경우도 있다. 잘 되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한 사람과의 경험이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진 않다. 다만 점점 더 나를 알게 되서 나에게 이 사람이 필요하다면 놓치고 싶지 않을 때, 스스로를 제어하거나 끝이라고 생각해도 그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되는 게 사랑의 경험이 아닐까. 약간씩 어긋나는 순간들. 누군가의 뒤에 서있는 모습, 나와 너무 다른 그 사람의 풍경, 나를 사랑하는..
" 너, 머리 고장 났지? 오늘은 거꾸로 매달리기도 안 했어, 너." "두통이 심해." "두통에는 당분이 최고야." 재영이가 나를 흘겨보며 지렁이 모양 젤리를 주었다. 내 머리가 고장난 건 분명하다. 막 다 쪼개질 것처럼 아프다. 나는 머리가 아팠고, 속이 불편했고, 머릿속은 온통 그 멍청한 편지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나를 이렇게 만든 영서가 내내 거슬리고 얄미웠다. "내 말은, 그걸 왜 너 혼자 결정하느냐는 거야. 공 차고 싶은 사람, 응원하고 싶은 사람, 이렇게 나눠야지!" 나는 영서를 빤히 보았다. 저런 말도 할 줄 알다니. 그것도 하트까지 그려서 연애편지 쓴 애한테. 발표도 잘하고, 지기 싫어하는 애라는 건 짐작했지만 저렇게 딱 부러지는 모습은 처음이다. 유치원 때의 영서가 아닌 것 같다. -멍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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