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석이는 그런 내 강박의 희생양이었다. A형 공대생 형석이한테 나는 록 스타의 퇴폐와 자살충동을 요구했다. 그 애도 정말이지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 취직해서 잘살 애한테 '너 앞으로 어떻게 살래?'라는 질문을 수시로 하며 들볶았다. 정작 앞으로 살 일이 걱정되는 사람은 나인 주제에. 훗날 강남역, 종로, 대학로 등 거리를 지날 때마다 나는 그 아이를 괴롭히며 쏟아냈던 개똥철학과 억지와 어리광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곤 했다. -청춘극한기, 이지민.
형석이는 그런 내 강박의 희생양이었다. A형 공대생 형석이한테 나는 록 스타의 퇴폐와 자살충동을 요구했다. 그 애도 정말이지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 취직해서 잘살 애한테 '너 앞으로 어떻게 살래?'라는 질문을 수시로 하며 들볶았다. 정작 앞으로 살 일이 걱정되는 사람은 나인 주제에. 훗날 강남역, 종로, 대학로 등 거리를 지날 때마다 나는 그 아이를 괴롭히며 쏟아냈던 개똥철학과 억지와 어리광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곤 했다. - 청춘극한기, 이지민.
그렇게 조심한 덕에 다행히 몇 년간 나는 참으로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는 그야말로 안전하기만 한 생활이었다. 어쨌거나. - 자신의 일에 연민을 가질 줄 아는 남자가 시시할 리 없었다. - 그의 말은 당시 나의 삶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 무렵 나는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 청춘이었다. 일, 연애, 인간관계, 일상의 안정된 행복…… - 아니, 내가 삶을 좌우하는 그 절대적인 단어를 그렇게 낭비하고 살았다니 심히 반성이 됐다. "그리고, 옥 작가 재수 없는 게 내 탓이야? 왜 항상 루저처럼 굴어?" "루……저요?" "실패도 전염되거든. 나 그래서 옥 작가랑 친해지기 싫은거야." 사장이 완전히 기운을 되찾고 반격을 해왔다. - 정말 그가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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