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다시피 나는 아주 평범해. 그래서 너는 실망했어.
"곧 문제는 삶 전체로 확대되었다"라고 그는 일기에 썼다. "나는 이해를 시도했고, 그것은 당연하게도 실패했다. 실패할 때마다 모든 게 조금씩 불확실해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불확실해진 개념들을, 단어들을 버렸다. 사용 가능한 단어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중략) 하지만 지금의 그는 조금 달랐다. 그의 시선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가 바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해로워지고 있었다. "함께한 채로, 우리는 아무것도 끝낼 수가 없었다. 함께한 채로, 우리는 거울을 바라본 것처럼 똑같았다. 함께한 채로, 우리는 권태로워졌다. 우리 앞에 시간들이 방금 세탁소에서 찾아온 침대시트처럼 하얗고 보송보송하게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라서 그 시트를 더럽혔다. 다음날 시트는 새것으로 바뀌어 ..
책 : 위로
2012. 8. 2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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