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조금 마셔도 괜찮겠습니까.눈이 마주치자 유곤 씨가 말했다. 마셔도 괜찮다는 대답을 듣고 조용히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기계들의 모서리를 건드리지 않조록 조심스럽게 몸을 비껴가며 안쪽으로 들어왔다. 냉온수기에 얹힌 선반을 들여다보며 한참 망설이다가 종이컵을 집어서 찬물을 받았다. 그런 다음엔 거기에 뜨거운 물을 섞으려는 듯했는데,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밸브엔 안전 버튼이 달려 있었기 때문에 두 손을 모두 사용해야 했다. 유곤 씨는 계산기를 쥔 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듯했다. 한 손엔 계산기를 쥐고 한 손엔 종이컵을 쥔 채로 허둥대다가 계산기를 옆구리에 끼고 소심하게 손가락을 뻗어서 안전 버튼을 누르고 뜨거운 물을 받아 내서 마침내 천천히 마시는 모습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
물을 조금 마셔도 괜찮겠습니까.눈이 마주치자 유곤 씨가 말했다. 마셔도 괜찮다는 대답을 듣고 조용히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기계들의 모서리를 건드리지 않조록 조심스럽게 몸을 비껴가며 안쪽으로 들어왔다. 냉온수기에 얹힌 선반을 들여다보며 한참 망설이다가 종이컵을 집어서 찬물을 받았다. 그런 다음엔 거기에 뜨거운 물을 섞으려는 듯했는데,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밸브엔 안전 버튼이 달려 있었기 때문에 두 손을 모두 사용해야 했다. 유곤 씨는 계산기를 쥔 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듯했다. 한 손엔 계산기를 쥐고 한 손엔 종이컵을 쥔 채로 허둥대다가 계산기를 옆구리에 끼고 소심하게 손가락을 뻗어서 안전 버튼을 누르고 뜨거운 물을 받아 내서 마침내 천천히 마시는 모습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
- Total
- Today
- Yesterday
- Days for Tripper
- I LOVE THAT!
- Old Document
- 녹차와 양갱의 나날
- COSMIC GIRL
- 맹물다방 maengmul.com
- 삐삐
- Chez moi
- Yujin's Organic Food Table (Th…
- 빈꿈 EMPTYDREAM
- 심심책방
- 소소한 테이블
- Francophile ou Francophobe ?
- Lifelog of YJ
- you may have it? - fashion blo…
- 하쿠나마타타
- 유년기의 끝
- 윤화비의 우유같은 다락방
- 케이의 일본생활
- 토종감자 수입오이의 세계여행
- 언젠간 먹고 말거야
- 보심 - 독서와 여행의 수첩
- k a f k a p h o t o . c o m
- 방콕댁 먹고 노는 이야기
- 사진과 이야기 :: 사진과 이야기
- 아빠
- 여름
- 엄마
- 친구
- 시간
- 김연수
- 가을
- 창비
- 삶
- 박완서
- 무라카미 하루키
- 경험
- 결혼
- 사랑
- 행복
- 모던패밀리
- 문학동네
- 신랑
- 나츠메 소세키
- 신경숙
- 위로
- 일
- 김애란
- 천명관
- 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 문학과지성사
- 마음산책
- 여행
- 요시모토 바나나
- 책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