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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그림자는 돌아가야 할 때를 알려주는 해세계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돌아간다는 것은 정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과 같지요. 조금씩 습도도 낮아지는 때가 되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사방에 흩뿌려 놓았던 흔적들을 해시계 아래로 모아, 더러 슬픔으로 남아 있는 것들은 햇볕 잘 드는 곳에 오래 걸어놓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아직 눅진한 것이 내 삶에 남아 있다면 그것도 바람에 깨끗하게 말리고 싶습니다. 가을에는 햇볕과 바람에 불편한 마음을 맡겨도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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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하루 그림, 선동기.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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