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마다, 너그러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당신은 작가니까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문장을 구사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잖아요. 우리가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당신은 내가 문법적으로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지적하곤 했죠. 그럴 때마다 나는 당신에 비해 내가 너무 보잘것없는 인간이라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읽을 편지를 쓰는 내 기분이 어떻겠어요? 토마스, 지금 새삼스럽게 옛날 일을 들추어서 당신을 비난하려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럴 때마다 당신이 나에게 조금 더 너그러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당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우리는 언제나 부족한 존재잖아요. -유쾌한 하녀 마리사, 유쾌한 하녀 마리사. 천명관.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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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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