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의 무조건적인 응원과 사랑을 받아 스타트업 투자로 성공한 옆집 아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느낀 것들. 나 역시도 제이나 클레어, 미첼처럼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위해서 스스로 더욱 더 공부하거나 노력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게 이성적인거고 필요하다고 요구되었기 때문에. 이 에피소드와 같은 맥락으로 루크가 너무 산만해서 조금은 걱정되어서 의사인가 상담사에게 데려갔던 클레어와 우리 아들은 지금으로도 충분히 멋진 아인데 왜! 라고 말하는 필이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늘 매니를 응원해주는 글로리아의 방식이 좋다. 오냐오냐 하면서 응석을 받아주라는 게 아니라 글로리아는 조금 뚱뚱하고 키가 작은 외형을 가졌지만 그것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대신 지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장점을 가진 매니의 장점을 늘 극대화시킨다..
미국은 테러가 일어난 이듬해인 2002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해 탈레반 정권을 와해시키고 2003년 3월에는 이라크 전쟁을 개시하여 후세인 정권 타도에 성공하고서도 '테러리스트' 박멸 사업에 부지런히 힘쓰는 모양이다. 그런데 어쩐지 상황은 점점 더 수렁으로 빠져든다 후세인 시대에는 '테러리스트'가 전무했던 이라크가 이제 '테러리스트'들의 세계 최대 활약처가 되었다. 커서를 화면상의 '테러리스트'에 맞추고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누르면 된다. 단, 미사일이 무고한 민간인을 살상할 위험이 따라다닌다는 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테러리스트'에게 정확하게 조준하더라도 지나가던 민간인이나 개가 매번 살상당한다. 또 건축물이나 노점이 무참히 파괴된다. 사용자가 발사한 미사일 때문에 사상자의 유족이나 친구들이 유해..
네 마음 속으로 그 어떤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해도 너는 언제나 너일 뿐, 그 손님들 때문에 다른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네 마음속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기꺼이 맞이하기를. (중략) 어떤 기쁨은 내 생각보다 더 빨리 떠나고, 어떤 슬픔은 더 오래 머물렀지만, 기쁨도 슬픔도 결국에는 모두 지나갔다. 그리고 이젠 알겠다. 그렇게 모든 것들은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는 손님들일 뿐이니, 매일 저녁이면 내 인생은 다시 태어난 것처럼 환한 등을 내걸 수 있으리라는 걸. -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마음산책.
"국가라고 칭하는 이상, 자기 나라 국기를 단 한공사 하나쯤 갖고 있지 않으면 얘기가 안 되지. 물론 제대로 된 프로 축구팀이 몇 개 있고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도 국가다움의 상징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런 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야. 최소한 맛있는 자국산 맥주가 없는 곳은 국가라고 부를 수 없지." -교양 노트, 요네하라 마리. 마음산책. + 나는 기본적으로 개인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속이나 단체가 없는 것 같다. 크게 나가면 나라도 마찬가지 인 것 같은데 내가 개인과 국민으로서 기본적인 예의와 의무를 다했을 때 그 이상 개인성을 침해하는 것이 싫다. 가족, 친구, 회사, 국가 다 포함. 외국에 나갔을 때, 외국인을 만났을 때 내게 한국인으로서의 국민성을 발견할 때가 있다는 것과 전쟁이 나면 그럼 나라..
"어머, 시공사예요? 영광이에요. 저 시공주니어 책 무지하게 좋아해요. 예. 로얄드 달을 좋아하거든요. 예, 다 읽었어요. 시공주니어 책은 전부 재미있어요." -번역에 살고 죽고, 꼬꼬마 매니저. 권남희. 마음산책 + 으아아아아ㅏ아ㅏ아..어마어마하게 귀엽고 사랑스럽다. 네, 저도 로얄드 달도 좋아하고 곰사냥도 좋아하고 권남희 선생님도 좋아하고 번역하는 것도 즐겁고 그림책 많이봐서 좋아요. 아아아, 나중에 꼭 애기랑 살면서 번역하고 일하며, 사랑하며 살고 싶다. 이런 사랑스러운 모습을 놓치는 엄마가 되고 싶진 않아.
언젠가 엄마의 화장대에서 필요한 걸 찾다가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아버지의 하루하루가 오랫동안 일지로 기록돼 있었다. 내 얘기도 많았다. 걱정투성이였다. 걱정을 하면서도 딸을 이해해보려는 앞뒤의 문장들이 있었다. 딸을 아주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여겨주는 마음도 많이 담겨 있었다. 아버지의 하루하루는 적막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청소기를 돌릴 만한 작은 힘만으로 할 수 있는 노동이 어디 또 없을까 매일매일 간절히 원하고 찾으셨다. 일기장을 읽던 자세 그대로 나는 한참이나 눈물을 쏟았다.아버지가 염색을 포기하고 백발이 되신 다음부터, 아버지의 일기장을 훔쳐본 그 다음부터, 내게도 변화가 생겼다. 되도록 집에 많이 있는 것. 함께 점심도 먹고 저녁도 먹는 것. 귀갓길에는 구멍가게에 들러 아버지가 좋아..
+ 박완서 선생님의 글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그 남자네 집, 만큼은 너무나 남아있는 소설이다. 그 덕분에 성과 신이라는 평범한 학교의 그 골목들이 생경하게 빛나게 되었다고 생각하니까. 오늘도 '좋다'와 '싫다' 사이에 좋지 않다, 싫지 않다의 개념에 대해서 이야기할 순간이 있었는데 둘로 명쾌해질 수 없다면 이분법으로는 나눌 수 없는 수많은 스펙트럼을 찰떡 꾹꾹 눌러 썰듯이 많이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왜 소설가인가 당연히 옹색하고 구질구질했다. 내성적인 아이가 흔히 그렇듯이 상상력으로 고독을 달래는 꿈 많은 아이가 되었다. 우리 식구 중 나는 유일한 노동력이었고 꽃다운 스무 살 대학생이었다. 여자였지만 젊은만으로도 더럽고 잔혹한 세월의 좋은 먹이였다. + 이바라키 노리코/내가 가장 예뻤을 ..
그 즈음 나는 조울증에 시달렸다. 아주 사소한 일에 희망과 절망을 번갈아 오르내렸다. (중략) 즐거워하되 음란하지 말며 슬프되 상심에 이러지 말자 오줌이 묻은 양철 집게를 들고 서서 나는 웃었다. 한참 동안 웃었다. 웃음을 그치고 담배꽁초를 줍는데 다시 배시시 웃음이 터졌다. '이러지 말자' 가 아니라 '이르지 말자'라고 해야 옳았기 때문이었다. 자꾸만 내 머릿속으로는 공자님이 이른 아침 왜 가야만 하는지도 모르고 가야만 하는 부대 화장실에서 집게로 담배꽁초를 줍는 내 소매를 붙잡고 '김 일병, 이러지 말자. 우리 아무리 슬프되 상심에 이러지 말자'라고 애원하는 광경이 떠올랐다. 알겠습니다, 공자님. 잘 알겠습니다. - 청춘의 문장들, 제발 이러지 말고 잘 살아보자,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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