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간의 마닐라 생활이 끝나간다. 목요일에 옷을 정리하고 오늘은 부엌을 정리했다. 크게 보면 두 파트 밖에 없는데도 어찌나 짐이 많은지. 올때는 26키로그람으로 왔는데 갈때는 더 가벼워야하는데 왜 이렇게 가방이 무거운지 모르겠다. 짐이라고 늘어난 건 튜브랑 물놀이 용품, 안경 말곤 없는 거 같은데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욕실은 오늘 저녁, 내일 아침 샤워를 하면 샴푸랑 치약이랑 몇 가지를 챙기고 버리면 될 듯 하다. 낭비도 안하고 필요없는 것도 제때 버리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버리기를 한 가득. 매번 이렇게 버리는데도 대체 왜 가방은 무거운걸까. 신랑보다야 많지만 다른 여자들에 비해서 옷이 많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옷은 무거운지. 중요한 건 챙긴다고 챙겨도 왜 매번 다른 가방에 넣어두고 허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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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월요일이라 학교에 간다. 일정이 변경되서 친구분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시는 어머니는 운동을 하며 나름대로 시간을 보내셨다. 아침엔 수영, 오후엔 골프. 점심 시간에 집에와서 어머님이 해주신 밥을 먹고 택시를 불러서 어머님을 보내고 조금 쉬다 또 학교. 한국에 있는 엄마가 많이 아프다는 소식에 나는 내내 기분이 시무룩하다. 점심 쯤엔 급기야 병원에 가야하는데 힘이 없어서 못가겠다는 엄마 말에 아빠를 호출, 엄마를 병원으로 보냈다. 엄마 옆에 아빠가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도 일본어도 내 맘대로 안나오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 끝나고는 어머니를 모시러 갔다가 그 안에서 한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보기엔 허름하달까, 별 볼 일 없었는데 오랜만에 찰기 있는 한국 밥을 먹었다...
아테네오 대학교 안에 있는 성당. 오래되었지만 단정하고 나무도 크고 좋은 느낌이 드는 학교였다. 풍기는 분위기가 비슷해서 찾아보니 서강대와 같은 예수회에서 만든 학교였다. 1과 1/2과 같은 날이다. 오늘은 어머님이 친구분과 일정이 있으셔서 모셔다 드리고 자유시간이 생겼다! 서방은 맨날 둘만의 시간이다가 오랜만에 게스트가 온거라고 했지만. 흥! 자유시간지만 우리는 집에와서 오랜만에 우리 침대에 누워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잠을 잤다. 10분만 자고 일어나서 밥을 먹으려고 했지만 2시간 정도 푹 잤다. 배가 고파서 밥을 먹으러 나갔다가 뭐라도 사고 싶은 보상심리가 발동해서 둘러볼까 했지만 곧 오신다는 전화에 서둘러 집으로 와야했다. 화장실 청소와 집 정리를 후다닥 하고 어머님과 친구분과 저녁을 먹으러 다..
matabungkay 마따붕까이로 읽기가 싫은 건..붕이라는 글씨가 주는 촌스러움 같은 거. 아침 8시에 렌트카를 타고 출발했다. 늦게 오는 기사분도 많다던데 30분 가까이 일찍 오셨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았으므로 시간을 지켜서 출발. 렌트카 자체는 편안하지만 첫번째 업체는 전날 돌연 연락을 받지 않아서 다른 렌트카를 알아봐야했다. 두번째 렌트카는 시작은 좋았으나 기사님이 오늘 운전 처음하시는 분인 것 같았다. 길도 모르시고 네비게이션도 없고 운전 센스도 없으시고 영어도 못하셨다. 3시간이면 도착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4시간, 돌아올 때도 잠깐 잠든 사이에 정 반대 방향으로 가서 1시간이나 지연되었다. 그래도 안전운전 해주셨으니 다행이긴 하지만 T_T * 필리핀 렌터카 시에는 네비게이션이 있는지! 영어는 ..
가난한 사람들을 보고 나면 늘 여러 생각이 든다. 도시의 날 얼굴, 끓어오르는 지열. 오늘도 차가 참 많이 막혔다. 어머니와 신랑이 고요히 잠든 밤이 소중하다. 흐린 하늘, 늘어진 플러그. 스페인 시대부터 아주 오래된 돌길, 애증의 관계 택시. 세계대전과 지진에도 오래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성어거스틴 성당. 그래서 그런지 기적의 성당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한국의 성당이나 유럽에 있는 성당과도 다른 분위기였다.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시어머니와 함께 있음에 감사했고 한국에 있는 엄마와 아빠가 보고 싶었다. 운이 좋으면 결혼식을 볼 수 있다고 하던데 결혼식이 있었다. 아름다운 것은 어디에 있어도 아름다운 법. 떨어져도 아름답구나. 한낮을 지난 시간에 갔더니 스테인드글라스가 나른했다. 예뻤다.
오늘 시어머니가 오셨다. 오후 수업을 반쯤 듣고 니노아키노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3시 반 같이 어중간한 시간에도 차가 막힐까 싶어서 서둘렀는데 예상 외로 막히지 않아서 20분 쯤. 할아버님 돌아가시고 겨울이었고 여러 가지로 적적하지 않으실까 했는데 생각보다 해사한 얼굴로 나오셔서 기분이 좋았다. 어머니는 일주일 일정으로 오셨는데 우리와는 처음 3일을 함께 보내시고 나머지 4일은 친구분과 함께 여행하신다고 한다. 도착해서 짐을 풀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한국에서 부탁 드렸던 것을 받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얼큰한 게 드시고 싶으시다는 어머님을 환대하며 도착한 곳은 마카티 락웰에 위치한 파워플랜트몰. 그러나 금요일도 아닌데 어찌나 차가 막히던지 T_T 폐점 시간이 다른 필리핀 몰에 비해서는 빠른 편이니..
이름 읽는 건 일본어도 어려웠지만 영어는 더 하다. 일본어가 한자를 여러 음으로 읽을 수 있어서였다면 영어에는 빌려온 단어도 많고 읽는 방법이 너무 다양한 거 같다. 물론 내가 아는 영어 이름의 종류가 한정적이라 상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게 가장 큰 이유. 신문이든 책이든 심지어 브랜드든, 많이 볼 일이다. 찾아 헤맨지 몇 년만인지 기억도 안나고 드디어 제대로 된 아이를 데려왔다. 방콕에서 봤던 거 보다 싸게 살 수 있어서 행복함 T_T 여행이고 기분이다! 하고 사지 않길 잘했다. 어제는 역시 고민했지만 집에 와서 볼수록 예쁜 거 같아서 마음에 드는 것 같다. 필사적으로 노력할 항목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젠가 끝내야하는 숙제처럼 여행 갈 때마다 하릴없이 면세점에 들리던 시간을 끝낼 수 있어서 좋다. 옷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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