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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막한 대문과 커다란 나무, 쨍한 햇빛. 건조하면서도 기분좋은 따스한 바람. 아직 성수기가 아니라 그런지 가는 데마다 사람도 많이 없고 참 조용하고 깨끗해서 좋았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 중문 돈사돈 앞에 집. 특별할 것 없지만 이 평범한 것들은 언젠가는 기억에 잊혀지고 언젠가 아무리 기억하려고 해도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기록한다. 



참 탐스럽고 싱그럽게 가득 핀 길가의 보라색 꽃들. 접시꽃인가?



걸어가는 친구 찍기. 대학교 친구들은 어릴 때친구 같지 않다고들 하는데 내게는 대학교 때 만난 친구들도, 회사에서 만난 친구들도 모두 정말로 좋은 친구들.



현무암 보도블럭이랑 알록달록 발가락, 언제나 편한 나의 복장. 



130번 버스. 마을 이름이 도순. 귀엽다. 얼마나 햇빛이 좋고 날이 밝았는지 알 수 있는 빛. 



제주도에는 유난히 O형으로 생겨서 사방에서 차가 들고 나는 로타리가 많은 것 같았다. 귀엽고 단정한 풍경들. 



목요일 5시의 햇빛. 여름이 가까워서 그런지 8시가 되어도 어둡지가 않았다. 



어딜봐도 초록초록해서 어딜 걸어도 신났다. 그 중에 화단에 빨갛게 떨어진 잎들이 어찌나 예쁜지.



캬, 넓기도 하지. 축구할 맛 나겠다.



커다란 나무 아래 편하게 걸터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던 아이들. 아이들은 참 좋은 피사체인 것 같다. 지금 그 친구들과 하는 이야기들, 나중엔 하나도 기억나지 않겠지만 그 시절 누구와 함께 했는지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기억과 힘이 되는지. 나에겐 예슬이와 신영이. 마을 탄천 길과 성당 마당. 조금은 스산하게 시원한 성당의 여름 온도, 겨울에도 추워하질 않고 늘 성당에서 우리 빌라까지 차례대로 걸어오던 그 길.



지방에 가면 세련되지 않은, 정제되지 않은 간판과 작명 센스를 보는 것이 나의 큰 즐거움 중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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