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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결혼한 지 꼭 2년이 되는 날이다. 선물같은 거 사지 말고 아무 것도 준비하지 말자던 약속을 지키며 굳은 의지로 아무 것도 안한 우리 부부. 집 가까운 양꼬치 집에서 배부를 때까지 칭따오 한 병, 하얼빈 두 병에 양꼬치랑 꿔바로우까지 배 부르게 먹고 영화 한편 보고는 자려고 한다. 신랑은 벌써 잠이 들었다. 평소와 같은 오늘, 2년 전 오늘 새벽부터 일어나 하루 종일 아주 기쁘고 바쁘게 지나갔다는 게 아주 먼 일 같이 느껴진다. 일찍 일어나서 좋은 컨디션이어야 하는데 하고 잠 못 이룰까봐 따뜻한 우유를 데워마시고 호텔에서 잠을 잤었다. 우리 자신의 아름다웠던 하루만큼 같이 사는 매일이 소중하다. 아름다운 성당, 고마운 부모님과 친구들, 더없이 좋았던 제주도,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찌던 필리핀, 우리 두 사람 삶의 방향을 맞춰갈 수 있었던 호주, 그리고 지금 여기까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언제나 즐겁게 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