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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엔 미술하고 싶었던 애들이 정말 많은가봐, 라고 하는 친구의 말 한 마디에 지금에 와서는 웃을 수 있다.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와 같은 건설적인 생각을 떠나서 하고 싶었는데 못했기 때문에 남는 마음의 모난 조각의 여파는 꽤 길다. 이 마음 저 마음에 굴러다니면서 마음 벽이 약해지면 한번씩 긁는다. 상처를 받는다. 그래도 면역력이 좋아서 아물어서 자신도 모른 채 지나가다 또 열망하고 변명하다 또 하고싶다고 미련을 가지고 그런 반복이 오랜 시간 쌓여서 굳은 살이 되었다.
 어느 시점에선가 타협도 필요하고 대면도 필요하고 자기 자신에게 묻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고1 때 막연하게 나마 글을 다루는 일을 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할 때만해도 사실은 미술이나 옷을 만드는 일에 못다한 미련이 많았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도저히, 4B 연필과 스케치북에서 떨어져 산 그 10년이란 시간은 채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면 가능성이 있는 일을 하자, 역시 그래서 글로 돌아오게 되었다. 
 스물 다섯이라는 새로운 굴레 앞에서 일단은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열심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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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울 정도로 열심히 살고 싶어하는구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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