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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일기

김곰곰 2013. 1. 27. 03:19
가끔 무고하게 피를 흘리곤한다. 상처를 자꾸 만져 짓무르게 하거나 살같이 까슬거리는 걸 간헐적으로 만지작 거리다 결국은 연한 살까지 뜯어내버리는 방식으로. 주로 손가락이나 발가락. 걸을 때 아프고 일할 때마다 씻을 때마다 욱신거리지만 그 아픔은 이유가 있는, 정당한 상처니까 아픈 것이 당연하지. 그러니 넘어지질 말고 손을 베이지 말고 발가락이 파고들거나 빠지지 않으면 좋으련만 그보다 배는 아프도록 만져버린다. 그 아픔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듯이. 무료함을 달래는 하나의 방법으로 아픔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내가 꼭 흘려야하는 피에 대해서는 고마움과 안도, 동시에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아픔에는 기대치도 없고 수긍도 없다. 그저 아플 뿐이고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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