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함께 사는 동안 성대수술을 한 동물들처럼 묵묵할 것 같았다.
단전은 두 시간 동안이라고 했다. 이제 태오는 그러지 않았다. 유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럴 만한 시기가 지났다. 기민하고 명랑하고 낙천적이던 대화가 완전히 사라져버렸지만 서로를 향해 화를 내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종종 혐오감이 태오를 휘감았다. 평화로이 주고받는 짧은 말에 더러 무기력해졌다. 그러면 경제규모를 줄여야 하는 모든 가정이 그렇듯 유진도 태오에게 막연한 적의를 품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었다. 지금은 아니었다. 유진은 무능한 남편과 살아야 하는 침울한 상황을 아직 겪지 않았다. 듣기 좋으라는 소린 줄 아는데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것 말고도 많은 얘기를 해줬다. 아이가 자주 깨는 건 감성적으로 예민해서인데 그건 예술적 재능이 있다는 얘기다, 심하게 낯을 가리는 것은 시각 인식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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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2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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