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고 해서
당시에는 삶이라는 것이 고단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젊은 사람들이 젊다고 해서 인생의 고단함을 피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잘 안하고요. 그런데 오랜만에 이런 이야기를 듣는데요. '나이가 젊은데 왜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를 쓰냐?'는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서 대답도 갖고 다녔었어요. 햇빛이 밝은 거리를 걷는 사람들 중에도 고통이나 번민이 없는 사람은 없는데 내가 보고 싶은 건 그 안쪽이라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뭐 그렇게 대답했었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쓴 거였어요. 어쩌면 시를 써서 더 그랬던 것도 같은데 당시 시들은 동시대에 새롭게 출현한 소설들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대체로 어둡고 고통스러웠거든요. - 시인으로 등단한 소설도 쓰는 한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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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2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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