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걸 옮기는 거 말고 이건 지금 읽고 있는 책, 후후
내가 단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어문장. 이런 문장은 내 가슴으로 직접 파고든다. 역시 뜻밖의 냄새가 숨어 있다. 이게 뭘까, 나는 생각했다. 바나나 숲에선 바나나 향기만 나야 한다. 그 기대가 어그러지면,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인질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나는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딱 맞아떨어지는 일이 없다. 과거에 인질이 되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건 질색이다. 나는 고민을 거듭했다. "말이 인질이지, 그냥 친구처럼 지내." 내가 고민에 빠져 있자, 스티브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까다롭지 않은 인질범이었다. 그의 영어는 간결하고 분명해서 듣기 좋았다. 스티브는 나보다 열살이나 많은데 권위를 내세..
책 : 위로
2012. 1. 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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