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하나 간수하지 못하면서 남 탓을 할 수는 없지, 없지하며 알아주길 바라는 게 인지상정. 그렇다면 그도 내게 바라는 게 있을게다. 책이 좋아서, 좋은 것 같다는 짧은 식견에 내가 해달라는대로 도와주질 않아도 할 수 있을 땐 한다. 나는 해줬는데 왜 안해주나, 해주지 않을 땐 문득 심술을 부리려 하다가도 그만 두려고 한다. 선의나 단순한 동경으로는 암만해도 비즈니스는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회사 오래 다니기엔 마음 간수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몸이 힘들테니까 나도 바빴으니까 좋은 게 좋은거지, 하고 넘기면서도 기왕 이렇게 할거였으면 그 까탈도 부리지 말 걸, 하고 생각하면 너무 괴롭다. 왜 그랬을까하고. 그러면 근데 또 휩쓸리거나 물로 보이려나 하고 마음이 쓰인다. 일 얘기를 줄줄 썼지만 사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わたしがいちばんきれいだった時 이바라기 노리코(茨木則子 1926~2006), 유정 옮김 내가 제일 예뻤을 때 거리들은 와르르 무너져내리고 난데없는 곳에서 푸른 하늘 같은 게 보이곤 했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주위 사람들이 숱하게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나는 멋을 부릴 기회를 잃어버렸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누구도 정다운 선물을 바쳐주지는 않았다 남자들은 거수경례밖엔 알지 못했고 서늘한 눈길만을 남기고 죄다 떠나버렸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내 머리는 텅 비어 있었고 내 마음은 딱딱했으며 손발만이 밤색으로 빛났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우리나라는 전쟁에 졌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을까 블라우스 소매를 걷어붙이고 비굴한 거리를 활보했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라디오에선..
자신의 감수성 정도는 이바라기노리코 바싹바싹 말라가는 마음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 스스로가 물주는 것을 게을리하고서는 나날이 까다로워져 가는 것을 친구 탓으로 돌리지 마라 유연함을 잃은 것은 어느 쪽인가 초조함이 더해가는 것을 近親(근친) 탓으로 돌리지 마라 무얼하든 서툴기만 했던 것은 나 자신이 아니었던가 初心(초심) 사라져가는 것을 생활 탓으로 돌리지 마라 애초에 깨지기 쉬운 결심에 지나지 않았던가 잘못된 것 일체를 시대 탓으로 돌리지 마라 가까스로 빛을 발하는 尊嚴(존엄)의 포기 자신의 감수성 정도는 자신이 지켜라 바보같으니라고
내가 제일 예뻤을 때 わたしがいちばんきれいだった時 이바라기 노리코(茨木則子 1926~2006), 유정 옮김 내가 제일 예뻤을 때 거리들은 와르르 무너져내리고 난데없는 곳에서 푸른 하늘 같은 게 보이곤 했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주위 사람들이 숱하게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나는 멋을 부릴 기회를 잃어버렸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누구도 정다운 선물을 바쳐주지는 않았다 남자들은 거수경례밖엔 알지 못했고 서늘한 눈길만을 남기고 죄다 떠나버렸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내 머리는 텅 비어 있었고 내 마음은 딱딱했으며 손발만이 밤색으로 빛났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우리나라는 전쟁에 졌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을까 블라우스 소매를 걷어붙이고 비굴한 거리를 활보했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라디오에선..
자신의 감수성 정도는 이바라기노리코 바싹바싹 말라가는 마음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 스스로가 물주는 것을 게을리하고서는 나날이 까다로워져 가는 것을 친구 탓으로 돌리지 마라 유연함을 잃은 것은 어느 쪽인가 초조함이 더해가는 것을 近親(근친) 탓으로 돌리지 마라 무얼하든 서툴기만 했던 것은 나 자신이 아니었던가 初心(초심) 사라져가는 것을 생활 탓으로 돌리지 마라 애초에 깨지기 쉬운 결심에 지나지 않았던가 잘못된 것 일체를 시대 탓으로 돌리지 마라 가까스로 빛을 발하는 尊嚴(존엄)의 포기 자신의 감수성 정도는 자신이 지켜라 바보같으니라고
- Total
- Today
- Yesterday
- Days for Tripper
- I LOVE THAT!
- Old Document
- 녹차와 양갱의 나날
- COSMIC GIRL
- 맹물다방 maengmul.com
- 삐삐
- Chez moi
- Yujin's Organic Food Table (Th…
- 빈꿈 EMPTYDREAM
- 심심책방
- 소소한 테이블
- Francophile ou Francophobe ?
- Lifelog of YJ
- you may have it? - fashion blo…
- 하쿠나마타타
- 유년기의 끝
- 윤화비의 우유같은 다락방
- 케이의 일본생활
- 토종감자 수입오이의 세계여행
- 언젠간 먹고 말거야
- 보심 - 독서와 여행의 수첩
- k a f k a p h o t o . c o m
- 방콕댁 먹고 노는 이야기
- 사진과 이야기 :: 사진과 이야기
- 문학동네
- 삶
- 엄마
- 마음산책
- 책
- 일
- 무라카미 하루키
- 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 여행
- 행복
- 가을
- 창비
- 사랑
- 아빠
- 천명관
- 신경숙
- 신랑
- 김애란
- 여름
- 결혼
- 시간
- 위로
- 모던패밀리
- 김연수
- 문학과지성사
- 친구
- 요시모토 바나나
- 나츠메 소세키
- 박완서
- 경험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