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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하나 간수하지 못하면서 남 탓을 할 수는 없지, 없지하며 알아주길 바라는 게 인지상정. 그렇다면 그도 내게 바라는 게 있을게다. 책이 좋아서, 좋은 것 같다는 짧은 식견에 내가 해달라는대로 도와주질 않아도 할 수 있을 땐 한다. 나는 해줬는데 왜 안해주나, 해주지 않을 땐 문득 심술을 부리려 하다가도 그만 두려고 한다. 선의나 단순한 동경으로는 암만해도 비즈니스는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회사 오래 다니기엔 마음 간수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몸이 힘들테니까 나도 바빴으니까 좋은 게 좋은거지, 하고 넘기면서도 기왕 이렇게 할거였으면 그 까탈도 부리지 말 걸, 하고 생각하면 너무 괴롭다. 왜 그랬을까하고. 그러면 근데 또 휩쓸리거나 물로 보이려나 하고 마음이 쓰인다. 일 얘기를 줄줄 썼지만 사실 너에 대한 마음이지. 너를 알아주어야 우리가 다투지 않고 오래 갈 관계니까 마음 상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나를, 악의 하나없는, 날 알아주길 바라는 내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더 많이 알아주던 네 마음이 그득 찼던 날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변하는 게 사람이고 사랑이고 삶인데 그래도 지난 것이 더 좋았던 것만 같아서 너를 붙잡고 돌아오라 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마음을 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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