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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위로

벌써 1월 15일,

김곰곰 2013. 2. 17. 02:50

뒤척뒤척 잘려고 노력하는데도 잠이 오질 않는다. 안자도 그만이지만 그러면 일할 때 너무 피곤해지니까 최대한 자려고 하지만 정작 밤이 되면 잠이 달아난다. 그래서 자려다 다시 스탠드를 키고 벌떡 일어나 앉아 정리하려고 귀퉁이를 접어둔 책과 기억을 뒤척뒤척. 

하루키가 회전목마의 데드히트에서 얘기했던 것 처럼 상처를 주더라도 누군가를 속이고 싶지 않다, 어쩌면 같은 맥락일지도 모르겠다. 최민석 작가님은 '적어도 타인에게, 혹은 세상에 거짓말을 할지언정,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는 않겠다' 고 했다. 피곤이나 일을 하는 과정에서의 답답함에 전에 없던 짜증이나 친절이 없는 일그러진 얼굴을 보이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는 누군가를 실망시키는데는 무척 약하다. 돌아서서 계속 신경쓴다는 말이다. 일도, 사람도. 신경쓰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실망시키기 싫단 생각에 내 생각이 아닌 생각에도 동조하기도 하고. 나다운게 뭔지, 그런게 있기는 한지 찾아볼까 놔버릴까 혼란해지는 요즘. 어쩔 수 없이, 나도 모르게 마음에 드는 사람의 말을 듣고 싶고 믿고 싶은 까닭은 나의 결핍이기도 하고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심야식당 날개에 아베 야로상의 말도 같다. '저는 만화 속에서, 제가 싫어하는 인간을 도저히 그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만화를 그린다는 것은 그 등장인물과 어울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다면 싫어하는 인간과는 어울리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그릴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저의 나약함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네요)'

나의 단점, 나의 약점.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어쩔 수가 없는 그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개선까지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줄여나갈 순 있지만 없앨 수가 있을까? 그리고 약간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대사 중에 가장 마음을 후려쳤던 한 줄, 나쁘면 나쁜대로 살게 해줘. 

없애지 말고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그 간극에 마음이 없어지지 않게 예민하지를 말까. 뭐,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하나는 제대로 해야지. 나를 인정하면 상대도 그대로 인정해야지. 그런 강함과 꼬이지 않은 마음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곧게 오해같은 거 하지 말고 남의 마음을 상상하지 말자. 창의력은 그런데 쓰는 게 아니지, 암. 아아.








+ 하루키,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최민석,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

아베야로, 심야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