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릇한 슬픔
그가 내 손목을 감싸다가 잡아당겼고, 나는 얼결에 그의 가슴에 안겼다. 그가 내 손을 자신의 바지 가운데 부분으로 가져다대며 말했다. 이것도 줄 수 있는데. 그가 너무 심각하게 말해서 내 입에서 풋, 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한 손으론 그가 건네준 노트를 들고 다른 손은 그의 바지 성기 부분에 올려놓은 채 나는 야릇한 슬픔에 잠겨 여기보다 더 먼 곳은 없을까?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 바닷가가 그때 우리가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이었다는 걸 모르지 않았으면서도. 살아보지 않은 앞날을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앞날은 밀려오고 우리는 기억을 품고서 새로운 시간 속으로 나아갈 수 있을 뿐이다. 기억이란 자기 스스로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는 속성까지 있다. 기억들이 불러일으킨 이미지가 우리 삶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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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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