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테이블 노블
그저 상상할 뿐이지만, 마루야마 겐지가 불안감이 감도는 회사 책상에 앉아 난생 처음으로 소설을 쓰는 그 광경은 애잔하기만 하다. 이건 고시 공부하듯이 절에 들어가 벼랑 끝에 매달린 심정으로 소설을 쓰는 차원과는 사뭇 다르다. 이런 식의 소설 쓰기는 왜 쓰는가라는 질문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블라블라 중간생략 마루야마의 이야기가 아니다.) 머릿속이 얼마나 깐깐하고 복잡한 사람이었던지 결국 신경쇠약에 걸려서 요양해야만 하는 일이 생겼다. 신경쇠약이니 예전에 읽던 심각한 책은 의사가 읽지 못하게 하는 통에 병상에 누워 가볍게 읽을 만한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해 근 2천 권을 독파했다. 그러고 나서 반 다인이 뭐라고 외쳤던가? 2천 권의 추리소설에는 도합 2천 명의 범인이 나온다, 라고 외쳤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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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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