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가물, 썼나 안썼나. 올해 본 소설 중에 첫 문장 최고!
울고 싶은 날에는 마늘은 깐다. 마늘 까는 일은 성과급이다.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 돈을 받을 수 없다. "그런 게 어디 있어. 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 처음에는 무성의한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루만 일을 해보면 그 말이 정답이라는 걸 알게 된다. 마늘을 까는 일에는 요령이 없다. 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 직접 까면서 몸으로 익히는 게 최선이다. 우리 몸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작업이 단순할수록 생각은 많아진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정체성의 혼란이다. 나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손에 밴 마늘 냄새처럼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기회는 노력한 자의 것이다, 그때는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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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8. 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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