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노동
하면 정리되는 일을 좋아한다. 설거지나 빨래, 구두 닦기와 단추 달기. 정해진 순서를 따라 똑박또박 해나가면 반듯하게 끝난다. '완벽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정신 위생에 아주 좋다. 내 생활에서 이런 사소한 노동은 약간의 '생명 세탁'이다. 다만 청소는 완벽하게 끝나지 않으니까 이 범주에 들지 않는다. 끝이 없다. 사실은 전등갓도 닦고 싶은데, 서랍 안도 정리하고 싶고.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 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는 일단 이걸로 끝, 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건 '생명 세탁'이 되지 않는다. '완전히 다 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원고 쓰는 일을 포함해서, 세상 대부분의 일은 그렇게 생겨먹지 않았다. 또박또박 해도 깔끔하게 끝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또박또박 할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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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2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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