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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정리되는 일을 좋아한다. 설거지나 빨래, 구두 닦기와 단추 달기. 정해진 순서를 따라 똑박또박 해나가면 반듯하게 끝난다. '완벽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정신 위생에 아주 좋다. 내 생활에서 이런 사소한 노동은 약간의 '생명 세탁'이다.
다만 청소는 완벽하게 끝나지 않으니까 이 범주에 들지 않는다. 끝이 없다. 사실은 전등갓도 닦고 싶은데, 서랍 안도 정리하고 싶고.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 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는 일단 이걸로 끝, 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건 '생명 세탁'이 되지 않는다. '완전히 다 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원고 쓰는 일을 포함해서, 세상 대부분의 일은 그렇게 생겨먹지 않았다. 또박또박 해도 깔끔하게 끝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또박또박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깔끔하게 끝날 수 없는데 해야하는 일도 있다. 그건 해안이 없는 바다를 헤엄치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성취감이 있는 단순한 작업을 원한다. 기분이 좋으니까. 설거지, 빨래, 구두 닦기, 색칠 놀이, 반듯하게 깁기만 하면 되는 바느질거리(치마 밑단 감치기 같은 것). 이런 일은 하는 동안 집중할 수 있다. 아무 생각 안 해도 된다. 반드시 끝난다. 마음이 후련해진다. 게다가 일거리가 하나 정리된다. 이는 정신 안정 작용을 보장하는 과자를 먹는 것처럼 행복한 '취미'라 할 수 있다.
산책을 하거나 차를 마시는 것보다 그런 사소한 노동을 하는 편이 실은 좋은 기분 전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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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어른, 에쿠니가오리.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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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동의한다. 내게는 할 일을 화장실 청소와 정리해서 써내려가는 일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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