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번째 아빠의 생일
서두르지 않고 눈처럼 하얗게 빛나는 길을 푸른색 작업복을 입은 사내가 천천히 뒷짐을 지고 걷고 있습니다. 짧은 그림자로 봐서 때는 한낮입니다. 앞서 가는 여인을 뒤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눈에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마음이 보입니다. 그림의 왼쪽은 푸른색으로 남았고 키 작은 들꽃이 피어 있는 길은 오른쪽 끝에서 잘려 버렸지만 사내가 걷는 길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나이 들면 서두르지 않고 늘 저렇게 앞에 가는 사람을 지키듯이 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때는 나이 먹는 것이 자랑스러워 생일이 되면 여기저기 소문을 냈습니다. 그런데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인지 이제는 생일을 맞아도 덤덤합니다. 더 이상 뛰지 않기로 하면서부터 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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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2.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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