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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일기

피부의 감기

김곰곰 2013. 3. 14. 13:05
먹는 약, 바르는 약을 받아와서 보니 다음 주에 또 오라더니 약은 왜 2통이나 준거지, 싶어서 의사나 약사나 다 일을 하고 있을 뿐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다 못쓰고 혹은 안쓰고 약값만 버릴텐데. 왜 아까 처방 받을 땐 어째서 2통이냐고 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나에게, 그들에게 분노하려다가 말았다. 정신 단디 차리고 그냥 다 믿지 말고 뒤돌아 생각하지 말고 그 순간에 비판적 사고를 좀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려나. 그나저나 마음의 감기까진 들어봤지만 '피부의 감기' 라니. 생각했던 집먼지나 진드기가 아니였지만 덕분에 세탁기 청소, 이불 탈탈 털기까지 완료하고 회사 가는 중. 그래도 별일이 아니라 다행이다.

+ 원인도 모르고 그래서 해결 방법도 딱히 없단다. 뜨거운 곳에 가지 말고 조금 시원하게 있으라고 했다. 내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은, 믿는 방법 밖에 없겠지. 처음으로 의사나 약사만을 향한 건 아니지만 불신감이라 해야하나 부주의함을 느꼈다. 그게 왜일까 생각해보면 무언가 정당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그런데 그것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막연한 두려움에서 나를 건져내주기 때문에 이것 뿐이라고 믿고 싶다. 믿고 싶은 것에 대한 댓가. 일을 하면서 순전한 무사고에 대해 잊지 않으려고 한다. 타인에게 주는 감동까지는 몰라도 해를 미치지 않도록 일을 잘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직업에게 내가 바라는 것은, 나 스스로 어떤 성취감ㅡ끝과 시작에 대한 것ㅡ인데 그것도 조금은 상관이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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