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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을 마치고나니 기분이 되려 나아졌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피하기만 하는 건 정말 성미에 맞지 않는 거 같다. 은근히 해결되지 않으면 괴로워 하는 타입일지도. 꽤 한참을 걸어서 연남동까지, 연남동에서 기본 김밥을 한 줄 사서 가방 안에 넣고 집에 왔다. 오는 사이에 밥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는데 내일 먹으면 딱딱하게 굳을텐데 맛이나 볼까 하고 열었는데! 맛살 맛이 많이 나는 흑미에 아주 집밥 같은 김밥 이었다. 지금도 다른 어른들에 비해서 편식하는 편이지만 어릴 땐 먹는 것의 가지수보다 못 먹는 것이 훨씬 많았던 나는 엄마의 김밥을 아주 좋아했는데 그때 들어간 건 달랑 3개. 달걀, 햄, 맛살 세 가지였다. 지금은 김밥에 햄 빼고 우엉이랑 당근 많이 넣는 어른이 되었지만. 그리고 엄마가 해주는 온갖 채소 듬뿍 들어간 김밥도 정말 맛있으니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 어릴 때 김밥이 먹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 적 없었는데. 게다가 생각해보면 요새는 맛살이란 걸 먹을 기회도 없고 좋아하는 맛도 아닌데 그런데 아주 익숙한 기억의 맛이어서 입에 넣는 순간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어릴 때 먹고 자란 것의 기억이란 이다지도 선명하게 몸에 남아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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