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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위로

2층집 계단

김곰곰 2014. 7. 28. 02:58

맥이 풀리고, 이 공간의 부자연스런 침묵의 의미를 깨닫는다.
공기가 이별을 들이마시고 조용히 고여 있다.
어제까지 이 시간이면 같은 지붕 아래에서 잠잤던 사람이,
아마도 영원히 그 생활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언어로 표현하려 해도, 
압도적으로 밀려오는 외로움은 감당하기 벅찼다.



 

 

 




 

 

 

 

-
암리타, 요시모토 바나나. 민음사. 



+ 이 책을 샀던 날을 기억한다. 친구들에게 빌려서 바나나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참 좋았는데, 내가 가지게 된 첫 바나나 책이었다. 가능하면 오래 읽고 싶어서 가장 두꺼운 책을 골랐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고등학생이라 돈도 없고 대학 입학을 앞둔다고 하기에도 참 애매한, 수능이 막 끝난 시점이었던 거 같다. 나는 논술 같은 것도, 실기도 없어서 낮에는 학교에 가고 집에 돌아와서는 해가 지는 저녁까지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가끔 지금은 이름이 바뀐 야탑역의 관보랑 그 옆에 건물을 어슬렁거리기도 했고 그 건물 안에 지금은 없어진 서점을 둘러보다 이 책을 사서 돌아온 날을 기억한다. 흐린 날이었다. 책이 두꺼웠던 거에 비해선 짧은 시간 안에 읽어버렸던 것 같다. 아마도 시간은 많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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