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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월 20일의 일. 왠일로 아이폰 용량이 남아있던 나님은 평상 시에 7, 8이 어떻게 생긴 줄도 몰랐는데 폰에 뜬 iOS 9 업데이트 메세지를 기분 좋게 누르고 그 시점부터 아이폰이 벽돌이 되어 슬펐다. (라고 쓰고 몹시 화가 났다. 역시 사람은 안하던 짓을 하면 안돼.)

생각해보면 얘가 사람도 아닌데 왠지 아침 되면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도 해봤지만 그 기대는 분노감이 되어 돌아오고. 꺼지지도 않고 켜지지도 않고 하얀바탕에 애플로고만 보이기는 무한 지옥에..

친절한 아이폰 상담사들을 셋이나 거쳐 무려 5시간 가까이 씨름했지만 살아나지 못하고 그냥 배터리가 다해서 꺼지거라 하고 방치했다.

급한대로 예전에 쓰던, 아빠가 쓰던 갤삼이로 기기변경을 했으나!!!!!! 얜 또 유심 접촉불량 T_T

슬슬 인내심의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을 무렵, 그래도 기지국 찾고 전화가 터져서 그래 통화는 될때만 하자 라며 안도의 안숨. 그러나 충전 단자가 고장났는지 폰 직접 충전 시에 3시간에 3% 정도 충전되는 속도를 보여주었다. 안드로이드 유일의 장점, 배터리 분리 갈아끼기 신공으로 버텼다. 배터리 전용 충전기는 좋은 상태여서 다행이었지. 하..

한 이주 정도 있다 한 번 켜보려고 했는데 기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하는 신랑이 도전 정신을 발휘하여, 무려 복구도 아니고 업데이트에 성공!

폰 안에 있는 나의 모든 기억을 되살려주었다 T_T 그렇다, 나는 기계 따위는 뭘 써도 그럭저럭 괜찮지만 그 안에 있는 기억이 소중한 인간.

앞으로 데이터 아끼겠다고 사진 백업을 미루는 일만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기계 따위는 믿지 않는, 아날로그 기억 습관도 다시 가져야겠다고. 앞으로 긴 여행 동안은 나라는 인간의 기억, 경험, 그리고 필름 카메라와 노트를 조금 더 몸 가까이 하기로 다짐하며.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을 되찾아서 정말 다행이다. 때로는 잊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직은 잊고 싶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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