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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중독자




사랑아
그대가 떠나고 세상의 모든 길들이 지워진다
나는
아직도 안개중독자로 공지천을 떠돌고 있다
흐리게 지워지는 풍경 너머 어디쯤
지난 날 그대에게 엽서를 보내던 우체국이 매몰되어 있을까
길없는 허공에서 일어나 길없는 허공에서 스러지는
안개처럼
그토록 아파한 나날들도
손금 속에 각인되지 않은 채로 소멸한다
결국 춘천에서는
방황만이 진실한 사랑의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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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