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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위로

끝,

김곰곰 2012. 2. 4. 02:44

 

그 안경에, 나는 아빠를 떠올린다.
어린 시절, 내가 울면 아빠는 재미있어 했다.
"너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우는구나."
라고 말했다. 옳은 말이었다. 나는 울보였고, 게다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울었다.
"마치 세상의 끝 같구나."
아빠는 재미있어 했지만, 나는, 울 때면 늘, 세상의 끝이었다.
이 세상은 울 때마다 끝났다. 몇 번이든. 그리고, 한번 끝난 이 세상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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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가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