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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위로

작가에게는 작품이 전부야,

김곰곰 2012. 5. 14. 11:43

"여고생이 왜 남자랑 자는지 알아요? 나도 외로워서 그래요, 나도"

영화에서 가장 야할 수 있는 장면이 이 대사로 인해 정당성과 품격을 갖게 된다.

 

- 은교는 어떤 여자인가.

"관능적 여자다. 나는 관능을 '마음속 폐허'로 본다. 은교는 마음속에 폐허를 가진 여자다. 그녀는 일일곱 소녀의 외피를 갖고 있지만 사랑이 무엇인지를 태어날 때부터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여자다. 이런 여자야말로 남자들의 로망이다."

 

 

- 요즘 일부 작가는 대규모 팔로어를 끌고 다니며 사회적 목소리를 낸다.

"문학은 이념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봉사해야 한다. 문학은 불행한 사람, 부자유스러운 사람, 상처받은 사람, 억압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왔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 하는 사람들이 범좌파로 분류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내 문학이 그런 좌우이념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 (이 부분부터는 모두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편협한 정파주의 감옥에 왜 내가 들어가야 하는가. 그럴 이유가 없다. 작가는 혼자 있는 놈이다. 내 편도 집단이 되면 '죄'를 만든다. 나는 단독자로서 내 문학을 할 뿐 패거리를 만들지 않는다. 패거리하고 어울릴 거면 정치를 하지, 왜 문학을 하는가."

 그는 자신에게도 이데올로기가 있다면 그 이데올로기란 첫째로 문학순정주의라고 말한다. 오로지 문학으로서만 발언하는 것이다. 언제나 자신이 작가는 전지적 시점을 의식하고 견지하려고 노력한다. 둘째는 인간중심주의. 역사는 명분을 기록한 것이고 소설은 사람의 오욕칠정을 기록한 것이다. 울고, 웃고, 화내는 내면세계를 기록하면 그게 소설이고 그걸 읽는 독자들은 궁극적으로 명분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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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범신, 조선일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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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나는 현실 세계에서 말이 많은 작가가 싫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불의를 보고도 참으라는 건 아니다. 그래도 나서야할 때와 장소, 역할이 있지 않나 싶다. 소설가라면 영화감독이라면 작품으로 얘기하는 게 좋다.작가에게는 작품이 전부야, 그 밖의 것을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어찌보면 재능, 이 전부라고 보는 걸지도 모르겠다. 에라이 부럽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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