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책 : 위로

작은 가게

김곰곰 2010. 2. 4. 17:02

"당시에는 가게 오픈을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앞으로의 일 같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타입이라, 그때그때 눈앞의 일 처리만으로도 힘들었거든요."


-
그러나 그대로 가라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상품 카탈로그나 온라인 판매 뿐만이 아니라 가게에 와준 모델과 스타일리스트와의 교류를 블로그처럼 게재했더니 이것이 호평을 받았다. 온라인 판매를 이용했거나 홈페이지를 보고 왔다는, 먼 곳에서 와주는 손님들도 늘어났다. 전문가에게 의뢰해 만든 홈페이지를 부지런히 갱신하기 위해서 자신이 전부 다시 고쳤다. 겨울이 지나고 다시 따뜻해질 무렵에는 경영도 안정되어갔다. '어떻게든 운영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은 개점하고 1년이 지났을 무렵.

"제 본업은 이거예요"라고 얘기할 게 있다는 것이 늘 기쁘고 자랑스럽다. 구제 옷가게를 하고 싶다는 상담을 많이 받는데, 그때마다 "저도 해냈으니 누구라고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해준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도 따르지만 자신의 가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많이 있어요. 자신의 거점이라고나 할까? 여기에 오면 반드시 누군가 친구가 있다, 언제라도 돌아갈 장소가 있다는 것은 꽤나 좋은 거지요."

-
"너무 한가하다고 해서 침체된 기분 그대로 있으면 시간 죽이기가 되지만, 시간이 있으니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 봐야지라든가, 갤러리의 이력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자는 식으로, 스스로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면 좋잖아요."


-
더 이상 망설이고 싶지 않아서 결정했다.

앞날이 어떻게 될까 하는 일말의 불안은 있었다. 어쩌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 봤더니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무엇이 실패인지도 잘 몰랐어요. 하고 싶으니까 가능한 한 해보려고 생각했을 뿐이죠."

사실, 처음 예상했던 금액보다 더 많이 빌릴 수 있었다. 작은 힘이더라도 끈기 있게 매달리면 성공할 수 있다!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할 수 없지만, 포기 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되는 일도 의외로 많이 있었다.

"처음에는 무엇이든지 공부라는 생각이 들어서 모든 사람들의 의견에 대해 깊이 생각했지만, 점점 대응할 수 없게 되더라구요."
이전에는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왜 받아들이지 못 하는걸까 하고, 자책하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여러 번 권유를 받아도 역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런 면에 있어서 분명해지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자신 안에서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를 배웠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한 가지 일을 성취하려면, 5~6년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가만히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야 된다는 것도요."

"학생 때는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여럿 있다는 생각에 어느 쪽으로 갈까 망설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망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때문이었을까? 헤매고 있는 것이 괴로워서 견딜 수 없었어요. 이제 더이상 망설이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로 해서 내린 결론이 저에겐 가게였죠."
더욱 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돈을 모으고 난 다음에 가게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은 이런 방법밖에 할 수 없었고, 21살이라는 나이에 시작한 일이 지금에 와서는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힘든 일과 괴로움을 현실적으로 느끼기 전에 행동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만약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뒷걸음질 쳤을지도 몰라요. 젊어서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잠들 때 이외에 대부분의 시간을 가게에서 보내고 있다. 여기는 일을 하는 장소이며, 생활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게에 들어오면 안정이 된다. 동시에 '자 일하자!'라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
"막연하게 독립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훨씬 나중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언젠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정도라, 구체적인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았지요."

"어쩌면 아이를 가지는 것과 가게를 하는 것은 많이 닮은 것 같아요.지켜야 할 것이 있고, 피곤해도 해야만 하는 것이 있어서,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요.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으로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때는 자주 몸져 누워었지만, 가게를 시작하고 나서는 감기 한번 걸린 적 없다. 하면 된다는 것에 스스로 감동한다.


-
뭔가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그것은 케이크였다.

"역시, 무언가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죠. 그것이 음악인지 과자인지, 그 무렵에는 아직 몰랐지만 말이죠."

안정된 회사원 생활에서 손을 떼는 불안은 그다지 없었단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정확히 25살 무렵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고민에 직면했던 시기였어요." 주위의 뮤지션이나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등 전문직 사람들을 보면서, 언젠가는 자신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싶었다. 그녀에 있어서는 그것이 케이크였다.
다행히 모아둔 돈이 좀 있었다. "저 자신이 장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실히 몰랐기 때문에, 우선 돈만은 모아두자고 생각해 꾸준히 저금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목표를 찾게 되었을 때, 돈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일만은 안 생기게 말이죠."
2년 후 29살 생일에 가게를 시작하기로 하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큰 규모의 카페에서 케이크 담당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전문학교에 가는 것보다는 실전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가게를 선택했어요."

"모든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이 정도 규모의 가게에서, 기본적으로 혼자서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에 응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계속 혼란스러워만 하면 가게의 '근본'이 사라진다. 자신의 가게는 자신이 지킬 수밖에 없다.

총개업자금 850만엔
건물취득비+내장 공사비 530만엔
비품 구입비, 매입비 100만엔
운영자금 220만엔

  


-
"부모님께서 도쿄에 올라갈 거면 취직을 하라고 하셨어요. 게다가 제 자신도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사회인이 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사회에서 온전히 제 몫을 해내는 인간으로 잘 해낼 자신감을 갖고 싶었던 거죠."

"처음부터 그런 일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뭔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평가받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지요."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여자 친구들도 자신과 엇비슷했다. "회사와 애인 이야기를 주고 받는 친구밖에 없고, 스스로가 재미없는 인간 같았어요. 제가 먼저 재미있는 일, 즐거운 일을 말할 수 있는 인간이 되지 않으면, 인간관계는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었다. 주위에 의논하면 그 조언에 끌려갈 것만 같아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
그녀는 최근 자주 듣는 '되고 싶은 자신이 되라' 라는 말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되고 싶은 자신이 되라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하라가 맞다고 생각해요.
자신은 언제까지나 자신일 뿐이니까요."
 


20대에 가게를 시작 했습니다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