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위해 글을 써주었다. 그것도 우리 아빠가 나를 위해서. 김소연 시인이 그랬다, 시는 참 좋은 거라고. 소설이나 이야기에서 자신의 이야기 라는 걸 감지했을 때는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보았는데 글쎄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그런데 자기도 늘 주변의 누군가를 생각하며 글을 쓴다고 했다. 그런데 글의 주인들은 늘 만나면 하나같이 기뻐했다고. 아, 시는 참 위대한거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헌시.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멋지구나 생각했다. 아주 옛날에 아빠가 나를 위해서 글을 써줬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그런 일이 있었구나 생각했다. 늘 왜 생각과 삶을 그렇게 멀리 두고 있을까? 바코드도 2로 시작하는 품절된 옛날 책. 나는 책을 다루는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했고 그렇지만 책을 한번도 그저 하나의..
올해 가장 굵직하고 담담한 나의 기쁨이어라. 자랑하고 싶은 요란한 기쁨은 아니고 그저 묵묵히 그냥 조금 기쁘다, 뿌듯하다고 해야하는건가. 아무 것도 아닌 이것도 하나의 일 일 뿐이지만 내가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시작이 반이다. 번역이 내 일인지 아닌지 아직은 판단할 때가 아니지만 분명히 구매 일 할때보다는 수월하고 즐거웠다. 하는 동안 참고할 많은 책을 보고 정보를 찾고 단어를 찾고 글로 옮기는 일이 내게는 두려움이나 스트레스 없이 신기하고 즐겁다. 비교적 힘들지 않았다. 누군가와 경쟁한다는 생각이 없고 충분히 견딜 수 있었다. 아주 어릴 때 아빠 손 잡고 교보문고 서가에 꽂힌 아빠 이름의 책을 보았을 때, 사실 그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종종 굉장히 뚜렷한 이미지로 생각난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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