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설 사람, 질리게 봐온 사람들이다. 검소함과 추레함의 차이, 실제 아는 것과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의 차이, 속 빈 자들의 끝 간 데 없는 기고만장함. 이제껏 살아왔을,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을 어떤 삶을 몇가지 행동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뽀득뽀득한 삶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실은 그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도 안다. 볼을 벼리는 추위를 참고, 얼어버린 나뭇가지가 된 손가락으로 찍었을 설원의 한 컷을, 난방 잘된 전시관에서 편히 보는 것. 보는 사람. 참 좋군. 폭염 속에서 우연히 본 어느 농가 처마에 달린 고드름 사진. 저긴 참 좋군. 구석에 수년간 작동하지 않았을 혹은 못했을 녹슨 경운기는 보이지 않는다. 다 그렇지. 알고 있었다. 신념에 의한 자발적 가난이 아니라 노력해도 벗어나기 힘든 비자발적 가..
그 광경과, 그것을 보았을 때의 내 기분을 나는 절대 잊지 못한다. 그 후 나는 이 세상 모든 것의 이면에서 그 충격과 비슷한 것을 감지하게 되었다. 아무리 평화로운 풍경이라도 그 뒤에는 위태로움이 숨어 있으며, 우리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리낌 없이 웃을 수 있음에 신이라 불리는 존재가 결부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중략) 어떤 사람도, 아무리 단단한 일상도, 커다란 힘이 가해지면 한순간에 그렇게 되고 마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다. - 훗날 엄마를 만날 수 없어 괴로울 때면 늘, 그 우악스럽게 내리누르던 손바닥의 감촉이 되살아났다. 상상 속에서 그 손은 항상 어둠 위에 하얗게 떠서 내 생명이 한 방울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강렬하게 빛나고 있다. (중략) 그 손이 포악한 힘으로 나를 되밀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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