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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위로

점원의 위로

김곰곰 2012. 1. 29. 20:43

 그 광경과, 그것을 보았을 때의 내 기분을 나는 절대 잊지 못한다. 그 후 나는 이 세상 모든 것의 이면에서 그 충격과 비슷한 것을 감지하게 되었다. 아무리 평화로운 풍경이라도 그 뒤에는 위태로움이 숨어 있으며, 우리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리낌 없이 웃을 수 있음에 신이라 불리는 존재가 결부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중략) 어떤 사람도, 아무리 단단한 일상도, 커다란 힘이 가해지면 한순간에 그렇게 되고 마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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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훗날 엄마를 만날 수 없어 괴로울 때면 늘, 그 우악스럽게 내리누르던 손바닥의 감촉이 되살아났다. 상상 속에서 그 손은 항상 어둠 위에 하얗게 떠서 내 생명이 한 방울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강렬하게 빛나고 있다. (중략) 그 손이 포악한 힘으로 나를 되밀었다는 것, 앞뒤 가리지 않고 폭력적으로 그랬기에 오히려 꿈이 아니었다고 여겨진다. 나는 그 힘이 아니었더라면 아마도 덧없이 죽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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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십 년 만에 맡는 엄마 냄새에 그 자리에서 그만 울고 말았다. 그리고 사정을 알게 된 점원의 위로를 받으면서 그 향수를 사 들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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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의 인생, 무화과 향. 요시모토 바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