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최근 쓴 소설의 양은 적지만 전보다 소설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 건 아니시군요? 헉슬리 오, 아닙니다. 아니고말고요. 소설, 전기, 역사 모두가 중요한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허구이든 실제이든 구체적인 인물과 상황의 관점에서 볼 때 보편적인 추상 개념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단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추상적으로 쓰는 건 아주 쉬워요. 하지만 개념을 특정한 맥락의 관점과 특정한 일련의 상황들 속에서 표현해야 하는 순간, 한계는 있더라도 훨씬 더 멀리 아주 깊게 나아갈 수 있는 문이 열립니다. 그건 대단한 개념들을 구체적인 형식 속에서 항상 살아있게 만드는 심오한 소설적 인간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소설에서는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
소설을 시작할 때 각 장을 나눠서 계획을 세우시나요, 아니면 전체적 구조를 먼저 생각하시나요? 헉슬리 한 번에 한 장씩 작업해나갑니다. 하면서 방향을 잡아가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 아주 어렴풋하게밖에 알지 못합니다. 그저 대강의 아이디어밖에 없는 상태에서, 글을 써 나가면서 발전시킵니다.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많은 분량을 썼는데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전부 다 지워버렸지요. 다음 장을 시작하기 전에 앞의 한 장을 완성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다음 장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완전히 확신할 수 없지요. 아주 조금씩 생각나기 때문에 일괄된 어떤 것으로 만들려면 아주 열심히 작업해야 합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2, 파리리뷰. 다른. 올더스 헉슬리. + 지금..
르포인 ⎡히로시마 노트⎦와 소설⎡개인적인 체험⎦을 비슷한 시기에 출판하셨습니다. 어느 쪽이 당신에게 더 중요한가요? 오에 ⎡히로시마 노트⎦가 ⎡개인적인 체험⎦보다 중요한 의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목이 시사하듯 ⎡개인적인 체험⎦은 비록 허구라도 저 개인에게는 더 중요한 문제를 다룹니다. ⎡히로시마 노트⎦와 ⎡개인적인 체험⎦을 썼을 때가 제 이력의 시작점이었지요. 사람들은 그 이후 제가 아들 히카리와 히로시마라는 같은 주제를 반복해서 쓴다고 말합니다. 저는 따분한 사람이지요. 문학작품을 많이 읽고 여러 가지에 대해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바탕에는 히카리와 히로시마가 있습니다. 히로시마에 대해서 말하자면, 1945년 시코쿠에서 어린아이일 때 그 사건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원폭 생존자들..
이 책의 띠지에 김연수 작가가 쓴 글이 있습니다. “30대 초반에 우연히 이 책을 읽고서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소설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라는 문장이었어요. 인생의 특정한 시기에 제대로 만난 인터뷰는 인생의 행로를 바꿔놓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좋은 인터뷰를 읽어봐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 작가란 무엇인가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http://www.yes24.com/24/goods/11943344?scode=032&OzSrank=1 빨간책방 이동진 내가 산 책 코너에 소개된 책은 거의 다 좋은 편이지만 이 책은 정말 당장 사러 가고 싶을 정도로 좋을 것 같다. 마침 이 책을 익고 싶어했던 찰나기도 했고. 아, 다른 출판사는 식물은 알고있다, 가 정말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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